[서의동 칼럼]‘재건축’ 필요한 한국 외교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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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북한·러시아 군사협력 규탄, 북한 핵 불인정, 북한 인권 개선 촉구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 대통령의 그간 행보에 비춰보면 이해하기 어려웠다. 중국·러시아와 각을 세우고, 북한을 내란에 동원하려던 윤석열 정부의 외교 문법과 별 차이가 없다. 제대로 ‘긁힌’ 북한이 “한국의 집권자가 거추장스럽게 쓰고 있던 ‘평화’의 가면을 내던졌다”며 반발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지난 1년간 걸어온 행로에서 ‘마이클 잭슨 문워크하듯’ 갑자기 뒷걸음친 이 사태가 어떤 경위로 발생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한국 정부가 밝힌 입장을 그대로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러시아나 북한과의 관계에서 새롭게 부담이 되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과연 그렇게 넘길 일인가. 아마도 외교 관료들은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EU의 입장을 대체로 수용했던 것 같다. EU와의 협력을 위한 방문이고, 열거된 내용들이 한국의 외교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기도 했다. 그러나 문서와 언어가 외교에서 갖는 중차대함을 감안하면, ‘한반도 평화공존’을 중시해온 이재명 정부가 정상외교 공동문서에서 북한에 가장 민감한 이슈들을 ‘대결적’ 언어로 제시한 것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 문서로 인해 지난 1년간 이재명 정부가 힘써온 대북 신뢰 회복 노력에 흠집이 난 것은 사실이다. 북미 대화 ‘한국에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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